마르크스와 장자의 심리학 마르크스 + 장자 철학 · 누구나 본래 온전하다

업장 시리즈

소도시 출신 문제풀이 모범생의 병

일. 문제풀이 모범생의 병
(일) 엘리트주의

  1. 우월감-비천감과 자만-열등감의 연동
    앞선 글 《소시민적 괴로움》에서 체계적으로 논의했듯이, 우월감이 있으면 자비와 공감은 필연적으로 사라진다.
    엘리트주의는 인민, 사회, 역사와의 연결을 끊고 끔찍한 고독에 빠지게 한다.
    강자를 숭배하면서 나약한 태도는 윗사람에게 아첨하고 아랫사람을 괴롭히는 태도로 발전하기 쉽다.
    자신의 한계, 무지, 평범함, 범용함을 받아들이지 못해 실존적 위기와 중년의 위기가 심해진다. 그래서 장자는 지혜를 버리고 성스러움을 끊으라고 말했다. 《장자의 여덟 가지 없음》.
    좌절을 겪으면 엘리트주의가 자신을 역으로 공격한다. 《운이 좋고 기세가 좋을 때만 사회진화론자, 엘리트주의자일 수는 없다》
    능력주의는 성적으로 등급과 의미를 매긴다. 《대학생/고등학생은 능력주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소시민적 괴로움》
  2. 지식 엘리트주의
    지식 엘리트와의 동일시, 지능지수론, 높은 인지 능력을 지닌 사람은 전지전능하다는 생각, 책 속 이론에 대한 숭배, 긱 정체성.
    앞선 글 《동아시아 수학·물리학 전공 학생들의 천재·지능지수론은 무지하고 유치한 생각이다》
  3. 독서 숭배+독서 권태
    한편으로는 책을 숭배하고 지식을 물신화하며, 지식을 사교적 통화이자 업계 진입 장벽으로 삼는다.
    다른 한편으로는 “책을 읽어 봐야 소용없다”고 느끼고 책에 권태를 느끼며, 진정한 교양교육이나 마르크스, 장자 등의 진정으로 수준 높은 사상은 접해 보지 않았다. 문제풀이 모범생들의 “독서 무용론”은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들에게는 “발언권”이 있기 때문이다.
    (이) 노력 강박
  4. 노력 강박
    성과는 노력과 지능지수 덕분으로 돌리고, 성과가 없는 것은 노력하지 않은 탓으로 돌린다. 습관적으로 자신을 채찍질하지만, 실제로는 자기 공격이자 자기 구타다.
    앞선 글: 《노력에 관한 특별 논의: 이제 노력을 멈춰라》 《가혹한 초자아와 자기 공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장자·자연의 흐름을 따르기》 《수행은 허구의 개념이다》
  5. 과잉 경쟁의 병
    오랫동안 또래를 경쟁 상대로 여기는 데 익숙해져, 타인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연습도, 타인을 아끼고 그들의 성취를 돕는 연습도 부족하다. 이 점은 프롤레타리아 노동자들 사이의 상호부조와 다르다. 장기간의 토너먼트식 과잉 경쟁은 소부르주아적 사고를 길러 낸다.
    《대학생의 기본 모순》 《소시민적 괴로움》
  6. 틀어박힘의 병
    장기간 시험을 중심으로 살아가며 틀어박혀 막판 공부에 매달리다 보니, 실수와 불확실성, 뜻밖의 상황을 두려워하게 된다.
    불확실성을 끌어안을 수 없기에, 확실함과 안정, 안정된 자리에 안착하는 것을 위해 큰 대가도 치를 수 있다.
    행패를 부리고 억지를 쓰는 불량배나 이른바 악성 민원인에 대한 두려움은 한편으로 하층 민중을 배척하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불량배와 관료들이 이 약점을 이용하게 한다.

(삼) 선형적 가치관

  1. 삶에 대한 이해가 빈약하고 기계적이며 선형적임
    시험을 보고, 다음 단계로 올라가고, 상장을 받는 삶의 방식에 익숙해져 사회에 나간 뒤 복잡한 환경에 대처하기 어렵고, 다양한 가치관을 통해 스스로를 조절하지도 못한다. “시험이라는 외나무다리”에는 익숙하지만, 삶은 “광야”다.
  2. 문제풀이식 사고
    “방법론”을 지나치게 숭배하며, 세상의 문제에는 감정, 행복, 의미까지 포함해 모두 “최적의 해답”과 풀이법이 있다고 여긴다.
    기계적이고 틀에 박힌 방식으로 문제를 푼다. 예를 들어 많은 남성이 인터넷에서 여성을 공략하는 요령이나 맞선 요령을 배운다. 진정으로 삶의 과제를 마주하고, 깨닫고, 대처하지는 않는다.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법이나 인격적 매력을 높이는 법 같은 과제 말이다.
  3. 과도한 집중의 병
    사고가 지나치게 한곳에 집중되고 단일해, 교양과 폭넓고 높고 깊은 시야를 바탕으로 천지와 중생, 자신을 바라보는 안목이 부족하다.
  4. 외부 피드백에 대한 의존
    수치화하고 비교할 수 있는 외부 지표로 모든 가치를 평가한다. 예를 들어 급여, 직위, 집의 면적, 학교 순위,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 수 등이다.
    칭찬, 보너스, 순위처럼 외부에서 즉각적으로 주어지는 수치화된 긍정적 피드백에 의존해 동기를 얻으며, 진정한 내적 동기가 부족하다.
  5.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끌어안기보다 이에 맞서려 함
    예를 들어 “경제적 자유”를 통해 계층 하락이나 예상치 못한 지출에 맞서려 한다.
    타인을 세밀하고 도구적인 방식으로 관리해 타인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맞서려 하며, 인간 중심적 사고가 부족하다.
    이 점은 자녀 교육에 대한 불안에서 자주 드러난다.
    (사) 자기의 문제
    공허감, 불완전한 세계관·인생관·가치관과 내적 중심, 의미감과 존재감의 결핍, 주체성의 부족.
    (오) 사회적 관계의 문제
    자녀와 관련된 과제. 문제풀이 모범생의 사고를 자녀 교육으로 이어 가지만, 자녀는 사랑과 인간 중심적 태도의 부족으로 온갖 문제를 겪고 반발하며, 긴장이 더욱 커진다.
    (육) 신체
    신체의 소외와 도구화.
    운동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고, 운동이 부족하거나 운동 종목이 단조롭다.
    “몸만들기”와 “운동”에 집착하며, 마라톤이나 철인 3종 경기처럼 고통을 견디는 운동을 숭배한다.
    습관적으로 운동을 노력과 동일시하고, 억지로 달리기를 하며 자신을 “게으르다”고 깎아내린다. 배드민턴이나 농구처럼 즐기는 운동은 선택하지 못한다.
    “게으르다”는 말은 흔히 부정확하고 해로운 공격이다.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고 북돋우거나, 리비도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해하는 태도가 아니다.
    몸과의 연결감이 약해, 문제풀이나 약 복용 등의 방식으로 몸에 대응하기 쉽다.
    휴식, 오락, 이완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 소도시 출신 문제풀이 모범생의 병
중대도시 출신 문제풀이 모범생과 달리, 소도시 출신 문제풀이 모범생에게는 몇 가지 특수한 상황도 있다.
(일) 과제의 얽힘, 업력의 얽힘(대상관계 문제)

  1. 구원자형 성격
    부모를 구하고, 가문과 문중을 구하며, 가문을 빛내고 조상에게 영광을 돌리려 한다.
  2. 업력의 얽힘
    너무 많은 사람의 과제가 얽힌 짐을 떠안고, 받은 관심과 격려, 물질적 지원 등에는 지나치게 높은 도덕적 이자가 붙어 있다. 그 결과 짐이 무겁고 내적 소모가 크다. 자신과 타인을 도구화하기도 더 쉽다.
    또한 학업이나 일이 순조롭지 않으면, 더 복잡한 과제의 투사와 공격이 생긴다.
  3. 외부 평가, 자기 대상화와 도구화
    그에 따라 타인도 도구로 보기 쉬워지고 공감 능력이 부족해지며, 선형적 가치관의 병도 심해진다.
    외부 평가에 대한 의존: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지, 친척/이웃/마을 사람/동급생과 교사/사회가 어떻게 평가하는지 신경 쓴다.
    허영의 과제: 좌절할 때 자존심이 더 크게 상하고 자기의 붕괴 정도가 더 심해져, 심리적 방어 체계가 더욱 복잡하게 뒤틀린다.
  4. 농촌과 하층민에 대한 배척
    성장 과정 내내 이어진 “주변 사람들”의 불평과 낙인, 혼란에 대한 자신의 두려움, 원가족과 가문의 과제에 대한 두려움 등.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을 두려워하는 것. 《하층 민중의 소박한 진선미와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 《보통 사람은 어떻게 본래의 온전함을 느낄 수 있는가》
    소도시 출신 문제풀이 모범생의 하층민 혐오는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다. 동아시아 수학·물리학과 학생들의 지능지수 숭배가 전국 학생들의 지능지수와 수학·물리학에 대한 이해에 영향을 미친 것과 같다. 문제풀이 모범생들의 독서 무용론 역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들에게는 발언권이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이) 성공의 병
    세속적 성공을 더 중시하고, 벼락부자가 되기를 더 갈망한다. 마음의 균형을 잃기 쉽다.
    (삼) 더 심각한 문제풀이 모범생의 병
    A. 더 심각한 엘리트주의
    강자 숭배와 엘리트주의가 더 심하고, 나아가 사회진화론이나 봉건성으로까지 이어진다.
    B. 더 심각한 노력 강박
  5. 고생의 병: 고생을 중심에 놓고 고통에서 안정감을 얻으며, 꼼짝 않고 앉아 과잉 경쟁에 매달림
    억지로 의욕을 끌어올리고, 머리카락을 대들보에 매달거나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며 공부하듯 자신을 몰아붙이는 데 익숙하다.
    의례적으로 고생하고, 스스로에게 감동하며, 도덕적 의무를 내세워 자신과 타인을 얽맨다.
    즐거움을 누리는 데 낙인을 찍는다. 복을 누리거나 한가롭고 평온한 삶을 즐기지 못하고, 쓸모없음의 쓸모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시간에 대한 불안이 심하고, 멍하니 있기처럼 즉각적인 보상이 없는 각종 활동을 배척하기 쉽다. ——그 결과 장자와 에피쿠로스 등의 진정한 마음의 철학, 실존주의 철학에서 더욱 멀어진다.
    심지어 수면, 휴식, 이완, 여가, 오락 등에 쓰는 시간까지 줄이기 쉬워 정신적 “해리”가 심해진다.
  6. 더 심각한 틀어박힘의 병, 과도한 집중의 병.
  7. 더 심각한 자기 공격
    지나치게 정리하고 되짚으며, 자신을 탓하고 후회한다. 여기에는 가혹한 초자아의 과제가 있다.
    그 근원 중 하나는 시행착오를 겪을 여지가 적고, 부정적 피드백이 강하다는 것이다.
    삶은 “외나무다리 건너기”가 아니라 “줄타기”다. 전공을 잘못 고르거나, 시험을 한 번 망치거나, 큰 병에 걸리거나, 업계가 침체하는 등 어느 한 걸음이라도 잘못 디디면 계층 하락과 가족의 희망이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틀어박힘의 병”과 “과도한 집중의 병”을 증폭시켜, 의사결정이 극도로 보수적이 되고 위험을 두려워하게 한다.
    C. 더 심각한 선형적 가치관의 병
  8. 경로 의존
    “주변 사람들”이 모두 “견문이 좁고”, 모두가 자신의 좁은 식견에 기대를 걸기 때문에 경로 의존에 빠지기 쉽다. 예를 들어 특정 전공에 진학하고,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고, 대형 기업에 들어가고, 집을 사는 것 등이다.
  9. 가치관이 단일해지기 쉽고, 내적 가치와 장기적 관점보다 물질과 명예, 이익에 치우침
    D. 더 심각한 자기의 문제
    더 심각한 공허감과 내적 중심의 문제.
    E. 더 심각한 사회적 관계의 문제
    친밀한 관계와 또래와의 연결에서 겪는 어려움.
    감정 표현은 자연스러운 표출과 깊은 연결보다는 자기애와 기능적 목적에 기여하는 경우가 많다. 인맥을 유지하거나 매력을 과시하는 것 등이 그 예다.
    F. 더 심각한 신체의 과제
    몸을 돌보고 운동, 춤, 여가를 즐기려는 의식이 더욱 부족하다.
    자신을 학대하는 데 익숙하고, 몸의 저조한 상태나 반건강 상태, 나아가 우울의 신체화에도 익숙하다.
    (사) 대자연과 인민
    소도시 출신 문제풀이 모범생의 한 가지 장점은 대자연과 인민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대자연과 인민에 깊이 연결될 수 있다면, 마르크스와 장자에게 다가가 세계관·인생관·가치관을 새롭게 세우고 내적 중심을 치유하는 데 도시 아이들에 비해 특별한 강점이 있다.
    반대로 자신이 자란 환경을 혐오해 인민과 대자연을 멀리하고, “척박한 산과 험한 물에서 사나운 백성이 나온다”는 말까지 믿는다면, 중요한 생명줄을 끊어 버리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