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자기 대상화—숭배받기,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
지난 몇 년 사이, 여성이 스스로를 대상화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샤오훙수에서 널리 알려졌다. 남성의 자기 대상화에 대한 분석은 그보다 적은 편이다.
자기 대상화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직접적인 사물화다. 미모, 몸매를 비롯해 높은 학력, 높은 사회적 가치 등 사회의 ‘객관적’ 평가에 따른 것으로, 상품 가치, 전리품 가치, 자본 가치다. 더 단순한 형태의 직접적 사물화도 있다. 여성에게는 ‘출산과 양육’의 가치, 남성에게는 ‘부양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돈이 있고 기꺼이 돈을 쓰거나, 성실하게 돈을 벌어 월급을 갖다 바치는 식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른바 ‘남권’의 각성이라는 것이 나타났는데, 바로 이러한 부양 가치의 서사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추상적이고 간접적이며 상징적인 도구화다. 이성이나 다른 사람에게 매혹과 숭배, 인정을 받는 것으로, 라캉이 말한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에 해당한다. 즉 순전히 사회 외부의 주관적 평가에 따른 사회적 자본 가치다. 남성에게는 이 유형의 비중이 더 높다. 쉽고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들의 성적 환상은 자신이 선망하는 특정 유형의 대상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가 높은 여성에게 숭배받는 것이다. 여성에게도 이런 추상적 도구화가 있다. 가령 ‘위대한 엄마, 좋은 아내’처럼 큰 희생을 감수하고 높은 도덕적 위치에 서는 도구적 인물로 자신을 만드는 경우가 흔하다.
외모와 높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직접적 사물화는, 도를 넘지 않는다면 사실 어느 정도 긍정적인 의미도 있다. 실제 자기 관리나 자기 계발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반면 남성식의 추상적이고 간접적인 사물화는 소외의 정도가 더 깊다. 여성이 좀 더 진보적인 것은 억압받는 정도가 더 심하고 남성보다 프롤레타리아에 더 가깝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능동적’이고 추상적인 소외의 정도가 더 얕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회에서 얻는 이익과 사회에 얽혀드는 정도가 적다 보니, 오히려 사회에 의한 소외도 덜 겪는다.
사물화는 사실 착취와 희생에 대응한다. 흔히 논의되는 여성식 도구화는 현모양처로서의 희생이고, 남성식 도구화는 맹목적인 충성과 효도로 인한 희생이다. 이를 위해 자기 아내와 자식까지 희생시켜야 한다. 어머니를 봉양하려고 아들을 묻으려 한 곽거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전자는 직접적이고 거친 규율화이고, 후자는 간접적이고 유도하는 방식의 규율화다.
많은 사람이 중국 남성은 왜 꾸미거나 몸매를 관리하려 하지 않느냐고 비판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직접적인 사물화의 요소인 외모, 권력, 돈을 의도적으로 걷어내고 ‘순수한’ ‘자기애-타자의 욕망’의 환상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남성들이 거대 서사나 영웅 전설을 좋아하고 허세 부리기를 좋아하는 데에도 이런 측면이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천 년 넘게 권력을 잃은 남성들이 손상된 자기애를 보상하려 해 온 것이 극단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청고한 문인이 재능 있는 여성의 사랑을 받는다는 식이다.
문화 작품에는 이런 사례가 많다.
드라마 《천도》의 인기는 아주 전형적인 사례다. 상층 엘리트 남성이 가난하게 살고 남루한 옷을 입으며, 전통적인 ‘성공한 남성’의 상징을 모두 스스로 벗어던진다. 세속을 초월한 고수로서 천하의 일을 논하고 방향을 제시하는데, 하필 미모의 여경이 그를 숭배한다. 많은 사람의 망상적 판타지에 꼭 들어맞는다. 배우 왕즈원은 마침 이 역할에 잘 어울린다. 사실 그는 못생긴 편이다. 머리숱은 적고 눈 밑은 두툼하게 처졌으며 얼굴 인상은 여성스럽지만, 목소리와 분위기, 말하는 태도는 유난히 매력적이다.
패왕별희 역시 고전적인 이야기다. 절세미인 우희는 최고의 전리품이고, 세상 사람들의 숭배를 받는 패왕은 패배했어도, 즉 실패자여도 여전히 영광스럽다.
《노포아》 역시 다소 부정적인 의미에서 전형적인 사례다. 펑샤오강이 연기한 노포아는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으면서도 유난히 대단한 인물인 양 폼을 잡는다. 그런데도 미녀는 그를 숭배하며 달래고 맞춰주고, 형제들은 그의 기분을 맞춰주며 칼을 메고 뒤따른다. 전형적인 망상적 판타지다.
미국 문화, 그리고 미국 문화의 영향을 받은 한국 문화에서는 물론이고,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본토에서도 남성들이 점점 더 몸매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그 배경에는 사회의 변화가 있으며, 긍정적인 의미도 있다. 앞서 말한 표면적이고 직접적인 사물화의 요소가 있으며, 더 개인화되고 더 자본화되어 과거의 향촌 사회에 있던 집단화의 요소를 일부 걷어냈다.
심리와 문화는 복잡해서 전면적으로 다루기 어렵다. 그저 이야기를 꺼내는 실마리로 삼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