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와 장자의 심리학 마르크스 + 장자 철학 · 누구나 본래 온전하다

자기와 심리학 시리즈

미루기 증후군은 허구의 개념이다

미루기 증후군은 허구의 개념이다.

사람이 예상한 속도에 맞춰 어떤 일을 끝내지 못하는 데에는 수백, 수천 가지 원인이 있다. 모든 일을 미룬다면 활력이 낮은 상태이므로 우울증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지만, 더 흔한 원인은 그저 휴식 부족이다. 특정 부류의 일만 미룬다면 그 부류의 배후에 있는 외부의 사람과 일, 내면의 심리적 요인, 즉 저항/두려움/회피/부인 등의 방어기제를 살펴봐야 한다.

미루기는 ‘증상’이지 ‘질병’이 아니다. ‘미루기 증후군’이라는 병은 없다. ——선생님, 몸이 불편해요. ——당신은 ‘몸이 불편함’이라는 병에 걸렸습니다. 미루기는 정신의 불편함이며, 분석의 출발점이다. 증상과 그 배후의 심층 요인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기 돌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반면 ‘미루기 증후군 환자’라는 규정은 흔히 작은 자아의 탐욕·분노·어리석음과 가혹한 초자아가 허약한 자아를 공격하고 착취하며 도구화하는 방식이다.

이 주제가 유행하는 것은 동아시아의 20대 청년들(학생/사무직 직장인)에게 미루는 ‘증상’이 흔하기 때문이다. 20~30세는 원래 세계관·인생관·가치관/처지/목표/교우 관계/진로 계획이 급격하게 변하는 시기인데, 여기에 동아시아에서 흔히 나타나는 과열 경쟁/PUA/공리주의/대상화/악성 자기애/미분화/공허감 증후군/트라우마 과제 등의 병증까지 더해져 사람들의 방향 상실이 심해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결국 앞서 쓴 「35세는 전환점이다」에서 다룬 주제로 돌아간다. 35세의 자립이란 세계관·인생관·가치관의 성숙, 목표의 단순화, 각종 심리적 과제의 치유, 인생의 다섯 요소가 궤도에 오르는 것 등을 뜻한다.

학업과 업무의 구체적인 과제에서 흔히 나타나는 것은 역학의 문제다. 끌어당기는 힘이 부족하거나(깊은 연결, 공감과 수용, 가치, 피드백, 투입 대비 산출, 자기효능감 등), 저항이 크거나(내적 소모, 외적 소모), 밀어내는 힘이 크거나(몸과 마음의 거부), 아니면 단순히 활력이 부족해서 휴식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