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의 요마와 귀신들, 서유기의 세계
서유기의 세계
서유기의 세계에는 평범한 사람, 요괴·마귀·귀신·괴물·정령, 진인·신·신선이 있다.
평범한 사람, 진인, 신, 신선과만 왕래하고, 요괴·마귀·귀신·괴물과는 엮이지 말자. 정령은 사람을 현혹하는 면이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
공포는 삶에서 비롯된다. 요괴·마귀·귀신·괴물은 전설이 아니라 삶 속의 일상이다.
요괴는 집착과 동물성이다. 탐욕, 명예, 이익, 색욕, 욕망 같은 것으로, 침범하고 빼앗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건달, 졸부 사장, ‘주먹 세계 사람’, 지역을 장악한 토호가 흔히 이 부류에 속한다. 목표는 외부의 사물과 사물화된 타인이다. 요괴는 흔히 한 지역에 자리 잡고 세력을 떨친다.
마귀는 흡혈한다. 타인의 정신적 에너지를 빨아먹는 NPD 부류로, 목표는 피를 공급해 줄 사람,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대하는 사람, 생명력이다. 자녀에게서 흡혈하는 부모도 많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위험한’ 역할을 맡는 일이다.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생명력이 넘치고 부모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아이를 앞에 두면, 흡혈하고 학대하려는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귀신은 상처를 입힌다. 사나운 기운과 분노를 품고 자신의 고통을 밖으로 투사해, 타인에게 자신의 고통을 느끼게 하고 자신의 고통을 복제하려 한다. 상처를 입히며 권력을 행사하는 쾌감을 누리는 악순환이다. 많은 가정에서 트라우마의 업력이 세대를 넘어 전해지는 것이 바로 이 부류다. 목표는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인간성이다. 귀신은 흔히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어려우며 의존적이다. 큰 조직이나 대기업에서 중하급 간부들이 시집살이하던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듯, 사람을 괴롭히는 일을 즐기는 것이 바로 귀신의 성질이다. 인터넷의 악플러와 억지로 시비를 거는 사람들도 대부분 이와 같다. 앞서 쓴 글 「인터넷 악플러의 정신분석: 변기 인간」
많은 사람은 요괴와 마귀, 마귀와 귀신, 귀신과 요괴처럼 여러 부류가 결합된 모습이다. 권력은 요괴·마귀·귀신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고, 권력의 장도 흔히 요괴·마귀·귀신·괴물의 소굴이 된다. 귀신은 흔히 마귀의 앞잡이 귀신, 즉 NPD의 플라잉 몽키이자 공범이 된다.
마귀와 귀신이 해치는 대상은 마귀와 귀신에게 상처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주된 수단인 PUA 역시 PUA에 당할 수 있는 사람들만 해칠 수 있다. 아이들, 젊은이들, 마음에 빈틈이 있고 경계가 약하며, 자신을 잘 보호하지 못하고 자기애가 부족한 반면 자신을 공격하는 일이 많은 사람들이다.
아이들과 건강한 사람들은 생명력이 넘치며 본래의 온전함을 지니고 있다. 반면 괴물은 온전한 사람이 결손된 모습으로, 일곱 혼과 여섯 백이 흩어져 넋을 잃은 상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신경증이다. 괴물이 형성되는 것은 대개 사람이 요괴·마귀·귀신·괴물에게 상처를 입어서다. 괴물 역시 요괴·마귀·귀신·괴물로 악화될 수 있다. 심리 치유란 인격을 온전하게 하는 일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면 신·신선·부처·도에 이르는, 서로 다른 성장 경로도 있다.
나라마다 공포의 원형은 다르다. 미국식 공포는 흔히 요괴와 귀신으로, 상처를 입히고 침범하며 빼앗는다. 일본식 공포는 흔히 귀신으로, 상처를 입히고 사나운 기운을 내뿜는다. 중국식 공포는 흔히 마귀와 귀신으로, 일상 속 커다란 붉은 등롱, 신부의 붉은 머릿수건, 꽃신, 억압적인 작은 안뜰, 사람을 잡아먹는 봉건 질서다. 태국식 공포는 흔히 귀신과 요괴로, 잔혹하고 피비린내 난다. 그 뿌리는 저마다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있다. 『서유기』는 왜 중국 4대 명작 중 하나인가? 현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