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와 장자의 심리학 마르크스 + 장자 철학 · 누구나 본래 온전하다

업장 시리즈

정을 중시한다는 것은 허구의 개념이며, 흔히 병적인 상태다

정을 중시한다는 것은 허구의 개념이며, 흔히 병적인 상태다.

진정으로 좋고, 서로 존중하고 서로를 풍요롭게 하며 서로의 성장을 돕는 관계는 드물고 소중하다. 누가 그런 관계를 중시하지 않겠는가. 엥겔스가 정을 중시한다는 것과 엥겔스가 마르크스와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정을 중시한다는 말의 속뜻은 한쪽만의 일방적인 바람이다. 흔히 상대는 그만큼 중시하지도 않고,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인데도 “그래도 나는 정을 중시하니까”라고 한다. 이런 인물상은 심리적 방어로서 가치가 있고 사교에도 편리할 수 있다. 옛정을 잊지 않는다거나, 받은 것을 갚을 줄 안다는 등의 인상을 준다.

실제로 작용하는 요인은 외부의 평가를 중시하는 마음, 바깥에서 답을 구하는 태도, 죄책감, 미안함, 자기애, 구원자 콤플렉스, 가부장적 가장 콤플렉스, 과거를 그리워하며 침체되는 마음 등이다.

“익숙한 안정감”은 허구의 개념이다. 사실은 흔히 “익숙한 불안감”, “익숙한 질 낮은 느낌”이며, 본질은 같은 과제의 반복이다. 예를 들어 형편없는 남자만 계속 만나는 여성은 버림받는 일에서 익숙한 안정감을 느낀다. 사람들이 오랜 친구들 일부에게서 느끼는 것 역시, 사실은 오래된 관계 방식과 심리적 방식에 젖어 있는 것이다. 존중받지 못하거나 속물 취급을 받는 일 등에서 익숙한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다.

일상에 허구의 개념이 가득한 것은 흔한 일이다. 예를 들어 젊은 남녀의 “일편단심”이라는 말은 미화되어 있지만, 사실 하나같이 마음가짐이 미성숙하고 건강하지 않다. 엿처럼 찰싹 달라붙는 끈적한 관계 중 상당수는 흔히 경계가 없는 채, 몸만 어른인 아이처럼 병적으로 얽혀 있는 것이다.

서로 입김으로 적셔 주며 연명하느니, 드넓은 강과 호수에서 서로를 잊고 사는 편이 낫다. 군자의 사귐은 물처럼 담백하다. 도가와 장자는 그다지 “정을 중시”하지 않는다. “정”이라는 말 아래 얼마나 많은 업장이 숨어 있는가.